왕이 아닌 어른을 위한 생택쥐 페리의 어린왕자
생택쥐 페리의 유명한 소설 '어린왕자'에 대해 간략히 소개하겠습니다. 친구를 찾아 여러별을 여행하는 왕자의 이야기를 동화적인 분위기로 섬세하게 풀어낸 소설이다.
생택쥐페리의 어린왕자
어린아이의 질문
어린 조카가 나에게 와서 이것저것을 물어본다. 나는 그게 귀찮아서 대충 설명을 했고 조카는 시큰둥하면서도 계속 질문을 해댔다. 나는 많은 질문 중에서 몇 개를 골라서 마지못해서 답한 기억이 있다. 그때 아이는 알았을 것이다. 질문을 귀찮아한다는 것을... 그 후로 아이는 이상한 호기심을 충족하기 위한 질문을 내겐 하지 않았다. 당시를 생각해보면 그때 나는 정말로 귀찮아했구나 하는 생각이 든다.
그저 아이의 질문이 귀찮고 대답하기 애매한 것은 몰라도 된다는 식으로 답했다. 하지만 그래선 안됐다. 모르더라도 좀 더 성의 있게 답해줘야 했었다.
왕은 어떤 사람인가
어린 왕자는 왜 '왕자'로 제목을 지었을까? 왕으로 할 수 있었을 텐데 왕과 왕자의 차이는 완성과 미완성의 차이다. 왕은 완성된 자이다. 그리고 지배하는 자. 이유는 책 속에도 나오는데 어린 왕자가 처음으로 만난 어른이 바로 왕이었다. 늙은 왕은 혼자이면서 자신을 왕으로 자칭한다. 그는 신하가 없다.
그래서 누군가를 지배한다고 할 수 없다. 늙은 왕은 왕자를 신하로 만들기 위해 그에게 애원한다. 그는 누군가를 지배하는 자가 아니다. 그러므로 그는 왕이 아니다...라고 할 수 있다.
왜 왕자인가
그럼 왕자는 왜 미완성된 자인가? 왕자는 사막에서 일곱 번째 어른을 만났다. 그리고 그에게 요구를 한다. 그림을 그려주길 요청하고 그 그림이 자신이 원하는 그림이 아니라며 퇴짜를 놓고 다시 그려주길 요구한다. 어른은 누군가에 어렵게 요청을 하고 그 요청이 받아들여지면 감사히 여긴다. 그리고 돌아온 결과가 자신이 원하는 것이 아니어도 완전히 틀린 답이 아니라면, 그 결과를 받아들이지 거부하지 않는다.
어린 왕자는 사막을 여행하면서 여러 친구를 만나고 그에게 질문을 하거나 요청을 한다. 여우나 뱀 등을 만나서... 아직 지적으로 완성되지 않은 어린아이의 모습을 보여준다. 아이는 인격적으로 미완성된 존재이다. 그래서 다른 이들에게 자신이 세상에서 만나거나 보는 사물이나 현상에 대해 궁금해하며 끊임없이 질문을 한다. 그래서 왕이 아니고 왕자라 한 것이다.
데미안은 어른을 위한 소설이다
이 소설은 어린아이들을 위한 것이 아니다. 어린아이들의 보기엔 어려운 소설이다. 어른이 읽기에도 통찰력이 필요한 소설이다. 어린아이의 순수한 시선을 매개로 해서 어른에게 질문을 한다. 아니 읽는 독자에게 묻는다. 너는 어떤지? 이런 소설을 어린아이들의 권장도서라고 한다. 잘못된 것이다.
물론 어릴 때 읽고 청소년 때 읽고 어른이 되어서 읽으면 좋겠지만, 과연 이 책을 여러 번 읽는 사람이 얼마나 있겠는가? 이 책을 여러 번 읽은 소수의 사람들은 말한다. 읽을 때마다 느낌이 달랐다고. 사람은 성장하면서 배운 세상을 향한 시야가 넓어지면서 자신이 보게 되는 사물에 대한 다양한 주관을 갖게 된다. 그러면서 기존에 갖고 있던 사물에 대한 관점이 바뀐다.
단순히 이 책을 한정할 필요 없이 단순한 동화책이나 만화책도 마찬가지다. 어릴 때 보던 둘리나 고길동에 대한 생각이 어른이 돼서는 둘리의 뻔뻔함을, 고길동의 관대함을 알게 된다. 이 소설은 자신에게 묻는 질문을 던지게 하는 소설이다. 자신은 어떤 사람인가에 대한 의문을 갖게 하고 스스로 성찰을 하게 된다. 이 책은 계속 독자를 재촉한다. 세상을 보게 하고 그리고 자신을 보게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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