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책 영화 드라마 리뷰/책 리뷰

실존주의 철학의 정수를 보여주는 알베르 카뮈의 이방인

'이방인'은 어느 장소가 익숙지 않은 사람을 일컫는 말이다. 카뮈는 마치 자신이 글의 주인공 뫼르소에 들어가 독자의 머릿속을 어지럽힌다. 주인공인 뫼르소가 어떤 인물인지 독자는 파악하려 하지만 그것 또한 쉽지 않은 일이다.

카뮈 이방인

카뮈의 '이방인', 그 첫 문장은 얼마나 강렬한가.

"오늘, 엄마가 죽었다. 아니 어쩌면 어제. 모르겠다."

이 한 문장 속에 이 소설의 모든 것이 녹아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날카로운 유리 조각이 심장을 단번에 꿰뚫는 듯한 이 문장은, 주인공 뫼르소의 무감각과 부조리한 세계에 대한 그의 태도를 압축적으로 보여준다.

알베르 카미 이방인

이 소설을 처음 접하는 사람은 종종 줄거리에 집중하는 경향이 있다.
어머니의 죽음, 해변에서의 만남, 아랍인 살해, 그리고 재판과 사형 선고. 물론 이러한 사건들은 이야기의 중요한 축을 이루지만, '이방인'의 진정한 가치는 단순한 줄거리 이상의 곳에 있다. 마치 잘 짜여진 건축물의 외관만 보고 그 뼈대와 구조를 간과하는 것과 같다.

 

 

예를 들어, 뫼르소가 살인의 이유를 "햇볕 때문"이라고 말하는 장면을 생각해 보자. 언뜻 보면 터무니없는 변명처럼 들릴 수 있다. 하지만 이 대사는 뫼르소의 내면을 들여다보는 창과 같다.

그는 세상의 인과관계, 사회적 규범, 심지어 자신의 행동에 대한 의미 부여조차 거부한다. 뜨거운 햇볕 아래서 느낀 불편함, 그것이 그에게는 살인을 설명하는 유일한 이유였던 것이다.

세상의 인과관계

이는 실존주의 철학의 핵심 개념인 '부조리'를 극명하게 드러내는 장면이라고 할 수 있다. 세상은 이성적으로 설명할 수 없는 부조리한 곳이며, 인간은 이러한 부조리 속에서 자신의 존재 의미를 찾아야 한다는 것이다.

어떤 이는 뫼르소를 냉담하고 반사회적인 인물로 치부하기도 한다. 어머니의 장례식에서 눈물 한 방울 흘리지 않는 그의 모습은, 전통적인 도덕 관념에 익숙한 사람들에게는 충격적으로 다가올 수 있다.
하지만 뫼르소는 단순히 '나쁜 사람'이 아니다. 그는 사회가 강요하는 감정 표현의 허구성을 꿰뚫어 보고, 자신의 진실된 감정에 솔직하고자 했던 인물이다.
물론 그의 행동은 극단적이고, 때로는 이해하기 어렵지만, 그의 내면에는 현대인이 겪는 고독과 소외, 그리고 세상과의 단절이라는 깊은 슬픔이 자리하고 있다.

현대인이 겪는 고독과 소외

'이방인'은 한 번 읽어서는 그 깊이를 제대로 파악하기 어려운 소설이다. 마치 오래된 와인처럼, 시간을 들여 음미하고 곱씹을수록 새로운 의미가 발견된다.
실존주의 철학이라는 심오한 주제를 다루고 있지만, 그 메시지는 뫼르소라는 한 개인의 이야기를 통해 매우 구체적이고 생생하게 전달된다. 뫼르소의 무심함과 공허함은, 현대 사회를 살아가는 우리 자신의 모습과도 맞닿아 있는 부분이 있다.
우리는 과연 세상과 제대로 소통하고 있는가, 진정한 의미를 찾으며 살아가고 있는가, 이 소설은 끊임없이 우리에게 질문을 던진다.

 

 

그러니, 이 책을 아직 읽어보지 않았다면, 한번쯤 시간을 내어 읽어보기를 권한다.
그리고 단순히 줄거리를 따라가는 것이 아니라, 뫼르소의 내면, 그리고 그가 마주한 부조리한 세상에 대해 깊이 생각해 보기를 바란다. 그것이 바로 '이방인'이 우리에게 주는 진정한 가르침일 것이다.

 

사물에서 답을 찾는 자 헤르만 헤세의 싯다르타

세상과 사물을 향해 질문하는 자 싯다르타에 대해 이야기해 보겠습니다. 헤르만 헤세의 이전 소설 수레바퀴 아래서 와 연결 고리가 있는 소설인 싯다르타입니다.헤르만 헤세의 싯다르타헤르만

write-keyboard.tistor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