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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대와 우아한 왈츠를 추듯 감정교류를 하는 영화 화양연화

%@#$@ 2021. 12. 18.

왕가위 감독의 영화 화양연화는 어리고 젊은 사랑이 아닌 중년의 은은한 사랑을 다룬 영화다. 양조위와 장만옥의 애절한 눈빛 연기가 마음에 여전히 아른거린다.

왕가위
화양연화

화양연화

어긋난 상대

사람을 향해 시끄럽게 짖는 개보다 사람을 조용히 응시하며 움직임을 살피는 개가 더 위험하다는 것을 아시나요. 시끄러운 개는 정작 다가서면 꼬리를 말죠. 사람 역시 비슷해요. 상대에게 시끄럽게 요구하고 피곤하게 하죠. 사랑도 비슷한 맥락이에요.

 

연인에게 온갖 애정표현과 많은 선물을 주며 순식간에 자기감정을 쏟아부은 사람은, 긴 시간 동안 조금씩 소모해야 했던 감정을 소모했기 때문에, 사랑은 빈봉투가 되어버립니다. 말 그대로 그 순간에 산화한 거죠. 그래서 상대를 잘 만나야겠죠. 자신은 느슨한 고무줄인데 상대가 팽팽히 당겨진 고무줄이라면, 자신이 어느 정도 팽팽해졌을 때 상대의 고무줄은 끊어져 있을 테니까요.

 

오늘 소개할 영화도 어쩌면 상대를 잘 못 만난 사람들입니다. 영화 속의 두 주인공은 느리고 진중한 성격이지만 두 사람의 상대 배우자는 그렇지 못했거든요. 하지만 그 어긋난 배우자들로 인해 그들이 서로를 다르게 보게 되었으니 모순적인 상황이죠.

화양연화는 어떤영화

영화는 왕가위 감독이 2000년에 개봉한 '화양연화'란 로맨스 영화입니다. 왕가위 하면 화려한 미장센과 톡톡 튀는 OST가 생각나는 감독이에요. 중경삼림이 가장 먼저 떠오르고 그다음이 동사서독이에요. 하지만 이번엔 약간 분위기가 달라요. 전작들과는 달리 이번에 단순히 분위기만으로 영화를 이끌어가는 게 아니라 이야기가 영화를 이끌어갑니다. 두 주인공은 절제된 감정연기는 정말 최고예요.

 

그리고 정신없이 빠르게 이어지지 않고 내걷는 걸음 하나하나를 아주 소중히 하는 영화예요. 그리고 화려한 미장센으로 관객을 사로잡지 않고 장면 그 자체가 이야기가 되는 영화예요. 미장센이 튀지 않고 고풍스럽고 적절하게 배우가 있는 공간을 구성해요. 그리고 음악을 빼놓을 수 없죠. 주인공의 애절한 감정을 음악이 대신 표현해주죠.

 

화양연화 줄거리

줄거리는 오히려 단순해요. 명작들의 이야기는 오히려 이리저리 복잡하게 꼬이지 않고 단순하더군요. 이 영화도 두 부부가 우연히인지 아님 의도적인지 모를 인연으로 시작하는 이야기예요. 그리고 두 주인공의 변해가는 심리를 중심으로 영화가 전개되죠. 주인공으론 양조위와 장만옥이 출현하는데, 연기를 정말 잘하더군요.

 

 

절제된 감정표현이 일품이에요. 이 영화는 젊은 감성으로 흘러가는 게 아니고 중년의 감성을 보여주죠. 화려하게 커다란 불이 아닌 은은한 장작불 같은 사랑이죠. 머리에 기름을 발라 정갈한 가름 머리를 한 양조위의 감정연기와 장만옥의 성숙함이 이 영화의 포인트죠. 상대를 향해 성큼 다가가지 않아요. 다가갔다가 물러났다.

 

마치 왈츠를 추는 것처럼 보여요. 그리고 그들이 상대를 향해 보여주는 애절함과 그림움은 보이는 이들을 안타깝게 하죠.


이전 왕가위 감독의 중경삼림의 스타일리시함을 기대하는 분들이라면 실망하실 수 있는 영화예요. 통통 튀는 영화가 아닌 진중한 사랑을 표현한 영화니까요. 영화의 결이 달라요. 진지하고 애절한 사랑 영화를 보길 원하는 분들께 추천드리는 영화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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